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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둘째 제왕절개한 엄마와 아빠, 서로의 관점(첫째 자연분만)
    워라벨/전지적 주부시점 2021. 10. 17. 14:25

    첫째는 자연분만! 둘째는 제왕절개 하였는데 이를 경험한 엄마 아빠의 후기를 써보고 싶었다. 첫째를 자연분만했는데 왜 둘째는 제왕을 하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맞벌이 부부가 갑작스레 자연분만을 하게 되면 아무 준비없이 첫째 케어도 필요하고, 곤란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미리 40분가량 떨어진 본가에 첫째를 맡기고 준비된 상태에서 출산하기 위해 제왕절개를 선택하게 되었다.




    <제왕절개 엄마, 아빠 관점>

    -1일차-
    06:00
    엄마 : 수술바늘 꽂고 수액 달기
    아빠 : 아직 별생각 없음

    08:30
    엄마 : 수술실 옆 대기실(?) 이동해서 제모 및 혈압 체크하고 태동검사(나는 왁싱하고 가서 제모 생략, 그리고 수술이라서 그런지 관장도 안 함)
    아빠 : 슬슬 떨리기 시작



    09:00
    엄마 : 신랑이랑 빠빠이 인사하고 걸어서 수술실로 들어가서 수술대 위로 올라감, 간호사들은 수술 준비로 분주하고 나는 옆으로 누워서 기다림, 마취과 선생님 오심, 무릎을 최대한 가슴 쪽으로 한채 등을 동그랗게 말아주는 새우등 자세를 취하면 소독하고 척추에 마취주사 꽂음, 따꼼한데 참을만함,
    그러고 나서 종교 있는지 물어보고는 기도를 해주심, 마음의 평온함을 찾고 마인드 컨트롤하고 있으니 원장님 호출하라고 함, 다리가 저릿하고 따뜻하니 마취가 되는듯한 느낌이 듦, 재워달라고 한 적 없는데 뭔가 몽롱함, 잠든 거 같음,
    간호사가 ‘산모님 아기 나왔어요, 아기 보실게요’ 해서 정신이 들었음, 쪼꼬미가 내 얼굴 맡에 보이는데 감동적!!!! 하지만 울 틈도 없이 나는 다시 꿈나라 갔었음….. 몸이 들썩들썩하고, 의사 목소리 들렸지만 어젯밤 잠을 두 시간밖에 못 자서 이은 지, 코까지 골면서 잔 게 느껴짐ㅋㅋㅋㅋㅋ
    회복실로 옮겨질 때 의식 돌아옴, 신랑 얼굴 보이면서 ‘아 벌써 끝났구나’ 생각함. 신랑아 나 한 10분 잤어? 하니까 수술실 들어간 지 30분 정도 됐는데 안 나와서 걱정했다고 함! 난 정말 잠시 잔 거 같은데… ㅋㅋ 1시간 정도 회복실에서 신랑이랑 얘기하다가 병실로 올라감



    아빠 : 10분이면 끝난다고 안내받았다. 20분을 대기하는데 애기 나왔다고 호출해서 아기를 확인했음. (기다리면서 홀아비 되는 건 아닌지 은근 걱정됨) 첫째 때는 대학병원 자연분만이라 워낙 정신없이 출산해서 탯줄 자르는 인정도 없었는데, 여기 산부인과는 탯줄까지 자르라 하고 좀 인간적임.(전날 삼겹살을 자르며 연습한 터라 능숙하게 자름 ㅋ_ㅋ)



    12:00
    엄마 : 병실로 올라오니 한쪽 발부터 서서히 마취 풀리기 시작함, 수술부위에 모래주머니 같은 거 올려진 채로 복대가 채워져 있음, 이제부터 정자세로 똑바로 누워서 8시간 정도 머리를 올리면 안 됨, 마취 깬 다리부터 꼼지락 거리면서 발목 운동을 시작함, 자궁수축이 되는 건지 규칙적으로 심한 생리통 같은 통증이 느껴지지만 진통에 비하면 약한 수준이라고 생각함,
    마취 풀리고 나서는 카페 후기에서 본 대로 다리 올리고 몸을 이쪽저쪽 움직여봄, 복부가 당김, 궁둥이를 많이 움직여야 방귀가 빨리나 온다고 해서 노력했지만 쉽지 않음,,, 절망적,, 잠을 설침
    아빠 : 링겔, 무통, 페인부스터 등 몇 개를 꼽고 꼼짝없이 누워있었지만, 자연분만보다는 훨씬 얼굴이 나아 보였음. 고통도 그리 심하다고는 말 안 했음. 단지 배를 절개했다 보니 배에 힘이 안 들어가니 몸을 일으킬 때,,, 기타 등등 남편의 도움이 전부 다 필요함.



    <총평>

    제왕절개 후-하루종일 누워만 있고-하루 뒤에 걷기시작-미음도 하루뒷날 먹기 시작-3일간 각종 링겔 달고 있었음. 자연분만은 하루 뒷날부터 모든 거동이 가능한 것에 비해 회복은 다소 느림.

    요즘 의료가 워낙 좋다 보니, 자연분만이면 솔직히 신랑이 같이 잘 필요도 없으니 신랑이 누울 침대가 있는 특실급의 병실은 필요치 않음.
    하지만 제왕절개라면 환자 침대 외에 보호자 침대가 꼭 있는 곳으로 가야 함. 첫날 특실 병실이 없어 단순 일인실 내 소파에서 자다가 스무 번은 깬 듯…그리고 어깨의 반은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옆으로 자야 하는 사태가…ㅜㅜ
    이건 절대적으로 신랑의 관점이니까;; 와이프에게 들은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를 비교하니까 남자들 신병교육대의 각개전투와 화생방의 차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5분하면 끝나지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받을 것인가, 5일 동안 땅바닥을 열심히 포복하는 감당 가능한 고통을 받을 것인가 하는… 야 그러면 잠시 하고 마는 화생방이 낫지 않냐? 하겠지만, 요 화생방은 몸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긴다…
    2박 3일 숙식을 하고 나니 옆에서 특별한 간병이 필요 없는 자연분만이 남자 입장에선 훨씬 편한 듯하다. 만약 내가 여자라면 나는 무조건 제왕절개를 선택할 거 같다. ㅋ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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