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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관수술로 언니 자격증 획득(왜 후기는 광고뿐인가?)
    워라벨/전지적 주부시점 2021. 10. 27. 20:08


    자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정관수술은 "언니 자격증 획득", "생산직에서 서비스직으로의 직종 전환" 등 많은 이름으로 불리운다. 더 이상 자녀 계획이 없는 사람들이 찾게 되는 정관수술... 계획에 없던 임신이 생기는 순간, 와이프에게 정말 수많은 압박으로 결국 정관수술을 예약했다.

    정관수술 후기를 찾고 싶었지만, 이상하게 이와 관련된 후기는 상업적인 후기 외에 찾아볼 수가 없었다. 가장 궁금한 수술이 많이 아픈지? 이후에 부작용은 없는지? 정말 궁금하였지만, 찾아볼 수가 없었다. 동지들이 왜 후기를 남기지 않는 것인가?

    하지만 나는 선진 남성으로 몸소 체험한 후기를 써보고자 한다. 정관수술을 많이 했다는 병원으로 예약을 하는데, 뭔가 슬퍼졌다. 이제 나는 반려견들이 한다는 중성화수술? 을 하게 된다는 시무룩한 기분. 병원에서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제모도 필요 없고 약속한 날짜에 오기만 하면 되다는 말투 ㅜㅜ 친절했지만 그래도 슬펐다.

    <정관수술 D-1>
    산후조리원에 있는 와이프는 잘하고 오라며 토닥였지만, 너무나 슬프다. 나는 이제 남자가 아니게 되는 것인가? 지금이라도 어디 아프다고 거짓말할까?... 하지만 출구 없이 빼박 병원행이다.



    <정관수술 D-day>
    발걸음이 무겁다. 휴... 병원 내부에 들어서자, 계산대에는 여성분이 앉아있고 나머지 직원은 전원 남성이다. 그래서 특별한 민망함은 없었다. 미리 예약을 했던 터라, 즉시 상담을 받으러 갔다. 의사는 아닌 것 같고, 실장 같은 사람과 상담을 진행했다.

    무도정관수술 하면 무도, 무통, 무혈이다. 즉 메스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칼을 사용안해서 회복이 빠르다고 ㅋ_ㅋ 남자들은 다 알고 있다. 지금 그 이름이 중요한게 아니야. 대체 얼마나 아픈거냐구?

    정관수술 시 세 가지 정도의 고통이 있을 수 있다. 1. 주사 2. 정관을 당길 때! 3. 이후 축구공에 맞은 것처럼 아랫배가 우리하니 아플 수 있다고 하였다. 그 외에 상담은 익히 알려진 대로 반영구적인 피임법이고, 2주 정도는 운동과 음주 등을 할 수 없다. 정관은 길이가 사람마다 다르므로, 정관을 당겨서 묶고 지지고 자를 때 정관이 짧다면 당연히 아플 것이고, 길다면 통증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나는 다행히 긴 편인 듯했다)

    드디어 수술실로 들어갔다. 남자 간호사가 긴장을 풀어주는 말을 해주나, 긴장된다. 바지와 팬티를 벗고 누으라고 한다. 분부대로 벗고 수술대에 누웠다. 가림막을 쳤고, 제모를 했다. 바리깡으로 1차, 면도로 2차, 끈끈이 같은 걸로 3차 진행되었다. 나는 전체 제모를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수술부위만 제모를 하였다.

    내가 수술 중에 가장 싫었던 것은 소독약이었다. 소독약을 어찌나 흥건히 바르던지, 허리 쪽으로 타고 내려오는 게 너무 싫었다. 소독약은 두 번에 걸쳐 발랐는데, 뭐 수술을 위해 어쩔 수 없긴 하니까... 그러려니 하게 되었다.

    이후에 의사 양반이 빼꼼 내다보며 환자분 긴장하지 마세요. 주사만 살짝 아프고 괜찮으실 겁니다. 긴장을 푸셔도 됩니다. 뉘에??ㅋ_ㅋ 이 상황에 긴장 푸는 사람 있을까요? 포경수술 이후 첫 수술대였는데, 몹시 떨렸다. 주삿바늘이 들어가는 순간부터 나의 긴장감보다 한 템포 빠르게 수술은 일사천리였다. (주사 전에 선생님이 정관을 찾는 손길이 느껴진다. 그래서 그 부위 인근에 마취주사를 놓는 듯했다.) 주사는 흠... 살짝 아프긴한데, 못 견딜정도는 아니다. 이후에 살짝 절개하고 정관을 빼는게 느껴진다. 정관에 추가 마취도 진행하니 아프지 않았다. 이때 이미 마취가 되어 있으므로 아프지 않다.

    이후에는 뭘 묶는 듯한 제스처가 느껴지고, 레이저로 지지는 소리와 냄새가 들린다. 포경수술에 비하면 아주 소량 지지는 듯 했다. 그러고 나는 추가 마취주사가 없는 줄 알았는데, 이제 한쪽 하였고 또 한쪽 마취주사를 놓는다고 했다. 헉 ㅜㅜ 그렇게 정관을 찾는 듯한 선생님의 손길과 함께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이한 마취주사였지만 다행히 아프진 않았다. 이후로의 과정은 동일했다.

    마지막 한쪽을 마무리할 시점에 나는 이제 나도 정말 언니야가 되는구나... 말로만 듣던 생산직에서 서비스직으로 직렬전환을 이렇게 완성하는구나... 하는 묘한 심정을 느꼈다.

    그렇게 수술은 마무리되었고, 수술실을 나오는데 뭔가 착잡한 심정... 그리고 포경수술만큼은 아니지만 자연스레 걸음걸이가 쩍벌이 되어버렸음. 승용차를 타고 갔는데, 타고 내릴 때 불편 ㅜㅜ SUV 타고 갈걸 후회함.
    (아참 계산은 수술 전에 미리 하는 시스템이라 쿨하게 처방전만 받고 떠나면 된다.)

    수술 이후의 고통은 솔직히 거의 없다. 다만 뭔가 반창고를 붙이고 한 상태다 보니 걷는 자세가 다소 구부정하게 된다는 것 말고는... 정말 이후의 통증이 없으니 안심해도 되겠다. 그리고 정자검사 때 필요한 통을 주는데, 4개월 후에 오전에 담아서 바로 갖다 주면 된다고 함.

    아 나는 정관이 길어서 그럴 수도 있다. 정관이 짧다면 축구공에 맞은 것 마냥 아프다고 들었다. 어쩌겠나 정관을 당겨보기 전까지 길이를 알 수 없으니... 운명에 맡기자.



    익일 오후부터 샤워를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여름에는 정관수술을 피하는 게 좋을 듯하다. 당일 저녁까지 있어보니 수술 통증보다는 병원에서 붙여준 큰 반창고와 잔여 빨간약으로 인해 주변 털들이 붙어버려 그거 때문에 아팠다. ㅜㅜ 남자들은 보통 털이 많은 편이니 이점이 가장 불편하다. 아직 하기 전이라면 브라질리언 왁싱도 고민해보자. 차라리 그게 나을 수도 있다. 수술 고통보다 털 때문에 고통이 더 크다니... 하...

    본드가 한가득한 이 반창고, 크기까지 엄청 나서 이를 떼는 팁이 있다. 빨리 수술부위에 있는 거즈까지 한쪽을 공략하자. 거기만 반창고가 없는데 그쪽부터 바깥쪽으로 떼면 쉽게 떼 진다. 그게 아니고 바깥쪽부터 안쪽으로 온다면 진짜 너무너무 아프다.

    그렇게 당일날 반창고를 안 뗐다면 더 아팠을 것 같다.

    <정관수술 D+수일>
    시간이 지나도 크게 큰 고통은 없었다. 반창고가 있던 곳의 끈끈함이 제법 오래가서 그게 가장 싫었다. 그거 때문에 자꾸 엉거주춤하게 되고... 제모한 부분에서 조금씩 잔디들이 자람에 따라 엄청 간지러웠다. 사춘기에 처음 털이 자라던 그때가 이런 기분이었나?

    수술 이후에 고환 부위 멍이 추가되었다. 뭐 미세한 당김? 이 있긴한데 엄청 아픈건 아니다. 확실한 건 현장에서 몸을 쓰는 직업을 가진 분은 확실한 휴식을 해야할 것 같다. 사무직이라면 그나마 괜찮을 듯 하다.

    근데 중요한건 본래 체모로 덮여있던 곳이고, 주름이 많은 부위라 원래 색이 이랬는지…멍인지 잘 모르겠고… 주름이 많은 곳이다보니 어디를 절개했는지 찾기가 힘이든다 ㅋㅋㅋㅋ




    <수술비용>
    정관수술 비용은 25만원, 정자검사는 3만원이었다. 항생제 등 약이 2만원가량에, 빨간 소독약과 밴드, 마데카솔을 구입했다. 그런데 굳이 구입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순식간에 살이 재생되어 굳이 필요치 않다.

    <수술시간>
    상담 10여분, 수술 10분도 안걸린듯?

    동지들이여. 큰 고통이 뒤따른단 후기를 작성하지 못해 미안하다. 나는 솔직함을 좋아한다. 여성이 어떤 분만을 하든간에 큰 상처가 뒤 따른다. 그에 비하면 이건 약과이지 않은가? 각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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